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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1)
산전사춘기를 겪다.
●생각노트 2013-06-19 03:04:39

 

 결혼직후, '여자'란 동물은 많은 희생과 인내가 따른다는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와인으로 치자면 -숙성-의 기간이라고 말하고싶다.

엄마와 시어머니를 지긋이 옆에서 지켜볼때마다 짠한마음이 들때가 많았다.분명 나와같은 20대의 빛나는 청춘이 있었을텐데 자신의 이름을 지워버리시고 어느새 "아내"와"어머니"의 타이틀을 달으신 채 곧은나무로 버티고 계시는 모습에,.. 

결혼과 동시에 '여성'은 남편의 아내가 되고 아이들의 반딧불이 됨으로서 자기자신의 그림자가 지워지는 희생을 겪어야 비로소 현명한 아내와 든든한 방패막의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걸 결혼하고나서 알게 되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남자'와는 정반대의 길을 '여성'은 결혼을 시작으로 걸어간다. '남자'들은 결혼과 동시에 사회생활에 안정을 찾고 기반을 다잡을수있는 것과는 다른 사실말이다.

시어머님의 존재는 사람들이 말하는 "시월드"의 존재가 아니었다. 매사에 감사드리게되고 딸같이 대해주시는 모습에 뭉클거릴때가 많다. 물론 친정엄마는 말할 필요가 없다. 어릴때부터 엄마의 젊은 나날을 봐왔지만, 여자로서 겪는 사실들을 깨닫고나서 "엄마가 이상황에  이런 맘고생을 했었구나" 대단하게까지 여겨지게 되었다. 요즘 시댁이나 친정에 부모님을 뵐때면 철없이 굴긴해도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을 볼때면 짠할때가 많다. 

오빠의 어린시절 사진처럼 우리도 저땐저랬지하며 얘기할날이 오겠지? 참으로 풋풋하다.

 위에 사진은 부모님과 학창시절에 제주도로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인데, 저 파란색 패딩은 너무 길이가 길어서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든 롱패딩이었다. 대학생때도 동계에 계절학기 강의를 들으러 합숙하러 가야할때 저옷을 챙겨주셨었는데 색깔이 새파랗고 원색에 길이가 길어서 힐을신지않고는 입을수가 없었을것 같았는데 추위와 감기를 자주잘타니 굽없는 패딩군화에 점퍼를 챙겨가라는말에 차마 추위를 잘타는 딸을위해 준비하신 부모님을 보고는 입지않을수가 없었다. 평상시에는 입고다닐수있어도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다보는 곳에서 또래들과 섞여있을때 입는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안면몰수하고 튀던지말던지 쳐다보든말던 입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결혼하고나니 쉽지않았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자체가 철이 없었다는걸 깨달았다.  4달후엔 나와 신랑의 첫아이가 태어나고 양육하게 될것이다.

 산전사춘기를 겪고나서 임신후 몸도 예전같지않은데다 인간관계에 회의감도 들고 결혼생활과 동시에 학업진행이 버겁게만 느껴져가고 가식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정이떨어지기도 하고 단체생활을 하다보면 쓸데없는 얘기가 많이 돌기마련인데 알지도 못하면서 이해를 해주지못하고 흉보고 내행동에 무조건적으로 비난만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결혼준비를 하면서 의지를 하게되는 친구에게 고마움도 느끼고, 받은만큼 돌려주지못하게 사랑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기뻐하고, 이해가 되지않을법한 속내를 미혼인 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받는 내가.. 인복하나는 타고났구나라고 생각하게 할만큼 진정한 사람들을 내사람들로 두었다고 감동하고 기뻐하는 내가.. 바보같고 서러울때 곁에 사랑으로 나를 진정 지켜주는 신랑과 우리식구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아직 결혼생활만으로도 버거워서 고마움을 표현하지못하고 도움만 받은채 손을 먼저 뻗을수없는 현재가 답답하긴하지만, 출산이후로 소중한 인연을 위해서 노력하고 갚아야겠다는 생각을 어제오늘로 깨닫고 반성.각오를 다졌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하듯,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성숙한 어른이 되고 훌륭한 부모가 되어야겠다. 이제는 어떤시련과 혼란이와도 꿋꿋히 버티는 버티나무가 되자!

사춘기는 2차성징때만 하는줄 알았는데 새생명을 잉태하고도 이런 시기를 겪는다니.. 아름다운 성장통을 잘견디고 나아가서 SBS힐링캠프 닉부이치치처럼 긍정의 끝자락을 보여줘야겠다.

 

지난주 주말에 신랑과 결혼식을 가서 분주한틈에 아버님이 날려주신 사진!

막내며느리가 대나무 죽순을 좋아한다고 직접 담양에 가셔서 어머님과 알콩달콩 지내시는 모습을 보여주신 아버님~~~ 본보기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쪽♥

여러분들은 아름다운 산전사춘기를 겪으셨나요?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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